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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해부학회에서 만들고 다듬어서 계속 내고 있는
한글 해부학용어는
그 취지가 참 좋습니다만...
이러한 용어의 쓰임이 20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의대 내부에서만 맴돌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의학을 모르는 일반인들이
해부학 용어를 접하는 곳은 병원이 아닌
체육과 무용 등 신체와 관련된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해부학을 배우는 교재를 보면
아직도 예전 일본식 한자어 기반의 의학용어를 계속사용합니다
Biceps brachii를 윗팔 두갈래근이라고 부르려고 해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마 이두박근이라고 계속 듣게 되고
Latissimus dorsi도 여전히 광배근이라고만 부르고 듣게 됩니다
한글 해부학 용어의 교육과 사용은
의대의 해부학 교육 테두리 내에서만 이루어 질 것이 아니라
해부학을 가르치고 사용하는 모든 영역의 사람들을
아우르고 의견을 모아
전국민이 같이 쓸 수 있는 용어로 널리 퍼트려야
진정한 의미의 한글 해부학 용어의 제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 용어는 분명히 존중할 가치가 있습니다. 한자 문화권에서 가장 먼저 선진 의학을 받아들인 후 상당한 노력을 경주해서 토착화시킨 나라니까요. 그리고 일본인들이 만든 용어가 한국과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의학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학문이 그렇습니다. 심지어 '사회'라는 말도 일본이 만든 말이랍니다. 당시 동양엔 계급만 있지 사회가 없었고, 사회란 동학이나 황건적이나 양산박 같이 나랏님이 나서서 씨를 말려야할 무리인 셈.. 우리나란 지금도 그렇죠.^^
그러나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일본 용어는 한국식으로 고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오래 전에 발표한 용어 관련 제 논문들을 찾아보십쇼.
하지만 의사가 되어 환자에게 영어 용어로 이야기하고 영어로 진단서를 써줄 순 없죠. 그래서 중요하거나 흔한 질병이나 신체 구조는 우리말 용어가 필요합니다. 전공자만 아는 아주 세세한 건 영어 그대로 써도 됩니다. 그리고 초중고에서 생물이나 보건 수업을 영어로 할 수는 없으니까 기본적인 건 우리말 용어를 통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자와 의사가 서로 다른 용어를 쓰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의대생 입장에서, 기초 교수 입장에서만 영어 용어 전용을 주장할 순 없습니다. 의사도 결국 한국 사회의 일원 아니겠습니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의사 *들이 자기들만 알아듣는 용어로 써놓으니 뭔지 모르겠다!"같은 문제도 있기에
조금 더 문턱이 낮은 우리말 용어 사용은 필요한 일이라 봅니다.
원 글을 쓰신분이 예로 든 'Latissimus dorsi'도 광배근이라는 일본어식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게 현실이지만, 오히려 우리말 용어인 '넓은 등근'이
(일본어식 용어를 배우지 않았다는 가정하에)일반인에게는 더 받아들여지기 쉬울 것이라 봅니다.
다만, 언어는 습관이고 사용이기에 바뀌어가는데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