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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초의학 학회에서 의사 국시에 기초의학시험 따로 보자고 기초의학 교수들 서명을 받고 있답니다. 미국이나 독일처럼 본과 1학년이나 2학년 때 기초 국시 보고 합격해야 임상의학 배울 수 있는 제도를 원하나 봅니다.
하지만 기초의학 국시를 반대하는 의대 교수가 꽤 많기 때문에 실제로 기초 국시가 실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합니다. 설사 기초의학 국시가 실시된다 해도 준비 기간이 5년은 걸릴 거라고 하는군요.
지금 기초의학 학회에서 의사 국시에 기초의학시험 따로 보자고 기초의학 교수들 서명을 받고 있답니다. 미국이나 독일처럼 본과 1학년이나 2학년 때 기초 국시 보고 합격해야 임상의학 배울 수 있는 제도를 원하나 봅니다.
하지만 기초의학 국시를 반대하는 의대 교수가 꽤 많기 때문에 실제로 기초 국시가 실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합니다. 설사 기초의학 국시가 실시된다 해도 준비 기간이 5년은 걸릴 거라고 하는군요.
단점은 교수와 학생이 모두 스트레스 받는다는 거? 교수는 항상 최신 원서 교과서를 참고해서 수업준비를 해야 하고(30년전 만든 OHP 필름으로 조직학 수업하는 교수를 본 적이 있음), 모의고사 수업도 해야 하고.. 합격률 낮으면 욕 왕창 먹고..
미국이 4년제 + 4년제 및 기초 의학을 강화 시킨 이유가 과거에 근본적으로 기초의학 연구 측면에서 영국 등을 이기려고 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즉, 미국이 4년제 도입 및 기초 의학 관련 교육을 강화한 이유는 연구 등을 세계 1등 하기 위한 것이라고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쳤던 분이 기억이 납니다. 그런 취지로 했기 때문에, 목표 없이 그냥 4년제 + 4년제 또는 기초의학 과정을 늘리는 다른 나라들은 결국 자원 낭비라고 주장했던 분들이 기억납니다.
해당 부분의 궁극적인 목표를 고려해야 좋은 제도가 될 것 같습니다. 목표가 있고, 그 목표가 이루어지는데 기반이 되면 좋은 제도가 될 것 같고, 목표가 없거나 현실성 없으면 반대의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학교에선 학생 교육에 시간을 들여도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한 요인이겠죠.
제 생각에도 기초의학 국시가 생긴다고 해서 우리나라 기초의학이 발전할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그보다는 기초의학을 깊이 이해함으로써 인체를 더욱 잘 이해하고, 임상에서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게 더 크지 않을까요?
그런데 적어도 전 환자 보면서 기초의학 지식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하지만
기초의학 몰라도 환자 잘 보고 있다, 환자 보는 데에 지장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흠...
제가 기초의학 국시 채택을 찬성하는 이유는, 기초의학 발전이 목적이 아니라, 우수한 임상의사를 키우는 데 기초의학 수업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지금 교과서(원서)가 가장 빠른 속도로 개정되는 과목 중 하나가 발생학인데, 지금 국내 의대에서 발생학 과목이 아예 없는 곳도 있고, 총론만 가르치는 곳도 있고, 과목은 있지만 교수가 종교적 이유 때문에 대충 가르치는 곳도 있습니다. 심지어 발생 4주까지만 가르치고 끝내는 의대도 있었습니다.
근데 기초의학 국시가 도입된다면, 의대 입장에선 발생학 강좌를 만들어서 열심히 가르칠 수 밖에 없죠. 학생 입장에선 학교에 제대로 된 발생학 수업을 요구할 거고..
예를 들어 심장 발생에 뇌부위에서 시작된 neural crest cell이 중요하고, 이 세포에 이상이 생기면 여러가지 심장 기형과 머리와 목을 포함한 각종 기형이 생긴다는 사실이 라센 발생학 교과서는 약 20년 전에 기술되었는데, 랑만 발생학 교과서는 약 5년 전에 처음 기술했고, 그마저도 안 가르치는 의대가 아직 많다는 겁니다.
아무튼 제 주장은 기초의학 발전이 아니라, 임상의학 교육을 위해 기초의학 국시를 채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반대 주장이 워낙 세서.. 저라도 최신 원서 교과서 읽으면서 강의 준비 다시 하려면 괴로울 겁니다.
누구를 위한 기초의학 국시인가요...
기초의학을 MD가 가르쳐야 하느냐 non-MD가 가르쳐야 하느냐도 의견이 분분하고
앞에서는 MD 없다고 울상이면서 이제는 오히려 non-MD가 취직에 유리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기초의학하려는 MD를 제대로 키워주거나 밀어줄 정책은 티도 안 나는데
국시를 추가로 본다고 기본적인 진로나 처우도 보장되지 않은 기초의학이 발전할까?
시험을 보고 공부를 하면 학생들에게 없던 흥미가 생길까?
본말전도 아닌가요.
기초의학의 중요성과 정책의 통찰력이 역비례하는 것 같아 올리는 일종의 충언입니다.